'고양형 순환트램'...10년 후엔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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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구기획팀 작성일자 2022.07.11
조회수 1359
기사원문 http://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68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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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형 순환트램'...10년 후엔 볼 수 있을까? 


'백마교~장항~킨텍스~가좌' 노선 합리적

시, 올해 12월 노선 타당성조사 마무리

23년 '경기도 도시철도망'에 반영돼야

2030~2035년 돼야 개통할 수 있을듯


전국적으로 트램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고양시도 예외는 아니다. 고양시에서 발표된 트램노선은 ‘대곡역~고양시청~식사동’ 노선이다. 창릉신도시 건설에 따른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으로 고양은평선(경전철)과 함께 발표된 것이 ‘식사동 트램’인데, 이 노선의 특징은 3개 역만 지나는 ‘초미니 노선’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노선연장에 대한 필요성이 자연스레 제기됐고, 고양시는 ▲내부교통망 확충 ▲교통소외지역과 광역철도노선 연결을 목표로 추가 트램노선에 대한 사전타당성 용역을 작년 7월 시작했다. 


고양시의 신규 트램 노선안은 올해 12월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노선안이 확정된다고 곧바로 사업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노선안의 확정과 사업의 실행은 별개다. 고양시가 제안한 신규 트램노선을 경기도가 받아주고(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구축계획 반영), 이후 국토부가 승인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는 결코 만만한 절차가 아니다. 

이번 고양신문 창간호 기획기사를 통해 식사동에서 연장될 신규트램 노선이 어디를 지날지 짐작해 보고, 또 고양시에 트램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도 확인해보자.

 

백마역, 마두역 지나 장항주택지구

고양시가 향후 경기도에 제안하게 될 신규트램 노선은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다. 트램 전문가들의 의견, 고양시의회가 만든 보고서, 전임 이재준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 등을 종합해 보면 답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노선은 식사동에서 경의선과 3호선을 지나(환승) 현재 공사가 한창인 장항주택지구를 연결하는 안이다. 장항주택지구에서부터 킨텍스 사이 호수공원 남단(방송영상밸리·일산테크노밸리·CJ라이브시티·킨텍스3전시장)은 현재 대규모 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향후 인구와 통행량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이 지역은 킨텍스 인근에 GTX역과 인천2호선만 연결될 뿐 일산신도시처럼 3호선이나 경의선 등 추가 교통망이 계획되어 있지 않다. 오직 버스로만 감당해야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이 지역에 트램과 같은 신교통수단이 필요하다고 예전부터 강조해왔다.

 
2021년 2월 고양시정연구원 보고서에 담긴 고양시 신규트램 제안노선. 노선1과 노선2, 두 개의 노선으로 구분해 제안했다. 

고양시정연구원, 2개 노선 제안

구체적 트램노선이 전문가 의견으로 처음 제시된 것은 작년 2월이다. 고양시정연구원이 고양시 요청(수탁과제)으로 실시한 ‘고양시 친환경 대중교통수단 도입 구상 연구용역(백주현·이상원)’에는 신규트램 노선을 2개 노선으로 구분해 제안하고 있는데, 하나는 ‘가좌마을~대화역(3호선)~킨텍스역(GTX)~일산테크노밸리(인천2호선)’를 연결하는 총연장 5.5㎞ 노선이다. 두 번째 노선은 ‘일산테크노밸리~장항주택지구~마두역(3호선)~백마역(경의선)~식사동’으로 총연장 9.5㎞다. 

보고서는 제안 노선에 대해 ‘대중교통 소외지역인 가좌마을, 신규 인구가 유입되는 테크노밸리와 장항지구에 GTX와 인천2호선, 3호선, 경의선과의 환승연계를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가좌마을 노선’은 당시 보고서가 작성될 시기에는 ‘JDS공공개발’이 발표되기 전이었는데, 현재는 대규모 도시개발이 가좌동 일대에 예정된 만큼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재준 전 시장의 ‘가좌~백마교’ 공약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얼마전까지 현직 시장으로 있었던 이재준 전 고양시장 후보의 트램공약이다. 이 전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JDS를 연계하는 가좌~백마교 트램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JDS개발의 필수요건은 트램 도입이며, 그 트램이 일산전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대중교통이 될 것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이재준 시장은 과거 본지 인터뷰를 통해 ‘장항주택지구 등 신규 도시개발 지역에 대한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으며, 공약에 백마교와 가좌마을을 넣은 것도 시정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의 제안노선과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정식으로 공개된 고양시의회 트램 특위의 ‘활동결과 보고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는 신규 트램 제안 노선도가 담겨있는데, 이 노선 또한 작년 시정연구원이 제시한 노선과 일치한다. 가좌마을과 JDS까지 노선을 그리지 않고 장항주택지구를 지나 일산테크노밸리에서 멈추는 것으로 그려있는 점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에는 JDS지구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JDS지구 조성 초기부터 트램을 설계에 반영해 노선을 확대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신규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된 ‘JDS지구와 킨텍스, 장항지구’는 신규 트램노선의 1순위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개발 지역이 모두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신규 교통망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트램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지난달 고양시의회 트램 특위가 공개한 제안노선. 작년 초 시정연구원이 제안한 노선과 유사하다.


“가좌~백마교 노선 근거 있어”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이미 확정발표된 노선인 식사동 노선과의 연결이다. 대화동에서 탄현·중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일단 전문가들의 의견은 마두·백마를 지나는 쪽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당시 시장(이재준)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용역을 참고해 공약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탄현·중산보다는 마두·백마를 거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재준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준비했던 트램 공약의 큰 방향은 순환선으로 하겠다는 거다. 이재준 (당시)후보는 당장 실현 가능한 공약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가좌~백마교 노선은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고양시 철도관련 담당 공무원은 “고양시의회에서 발표한 노선안은 현재 용역에서 검토하고 있는 노선 중에 하나인 것은 맞다”고 답했다. 이재준 전임 시장의 트램 공약에 시 집행부가 관여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힘들다. 신규노선은 매운 민감한 내용이라 용역과 관련된 내용은 공식화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답했다.


경기도 철도망에 포함돼야 가능
2019년엔 경기남부만 9개 선정

지금까지 고양시의 트램 신규노선에 대한 예측을 해봤다면, 이제는 절차상 어떤 과정을 넘어서야 하는지 살펴보자. 단기 과제로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고양시가 제안하는 신규트램 노선을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이미 국토부(대광위)가 발표한 식사선 트램이 있기 때문에 이 노선과 함께 올해 12월(용역 최종보고) 확정될 신규노선을 묶어서 경기도에 제안하게 된다. 경기도는 고양시의 용역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로 검증에 나서고 그 검증을 통과해야만 도시철도망 계획에 정식으로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절차를 통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국토부가 앞서 발표한 식사선 트램은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만 고양시가 자체 제안한 신규노선까지 선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장 최근 있었던 2019년 ‘제1차 경기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을 보면 총 9개 노선이 선정됐고 이중 7개 노선이 트램이었다. 트램 신규건설이 지자체마다 힘을 얻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9개 노선 모두가 경기남부에서만 선정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철도는 경제성이 충분해야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구가 많고 산업기반이 좋은 경기남부에만 신규철도(트램)가 허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고양시도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양시에서 대규모 도시개발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고, 그 지역이 함께 모여있다는 점도 교통개발을 하기에는 이점이 많다. 산업과 인구 수요가 함께 증가할 예정이라 신규트램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양시 목표는 2029년 개통

전문가들 ‘2035년에야 가능’

고양시가 그려놓은 계획표대로라면 ▲올해 12월 자체 용역을 마무리하고, 그 용역을 바탕으로 경기도에 신규노선 제안, ▲2023년 제안 노선이 ‘경기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국토부 승인), ▲2024년 기본계획 수립, ▲2025년 국토부 계획 승인으로 설계 추진, ▲2026년 사업계획 승인과 공사 시행이다. 공사기간은 4년으로 보고 있으며 완료시점은 고양은평선과 같은 2029년, 또는 2030년이다.

위 내용은 고양시가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트램 도입을 위한 중장기 계획’대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때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라 “고양시의 트램 도입은 2035년 이후에야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교통 전문가들이 트램 신규사업의 속도에 대해 긍정적일 수 없는 이유는 현재까지도 완성된 트램이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 트램은 2019년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되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트램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노선은 ‘부산 오륙도선’과 ‘서울 위례선’이다. 부산 오륙도선은 현재 지방정권이 바뀐 이후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현재로선 위례선 개통이 국내 첫 트램 건설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위례선은 2025 9월 개통을 목표로 작년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고양시정연구원의 백주현 교통공학박사는 “국내 첫 성공사례가 확인된다면 각 지자체별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트램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과거 과도한 적자로 인해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의정부·용인 경전철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건설된 이후 운영비는 온전히 지자체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욕심을 내기 보다는 꼭 필요한 노선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 

이성오 기자